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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정계 은퇴 선언

대통령 임기 마치고 은퇴, 부통령 선거 불출마
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사장 대선 행보에 촉각
국민의 60%는 부통령 출마가 의법이라고 생각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갑자기 철회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대중의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테르테의 부통령 선거 출마 포기를 계기로 그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의 대선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내년에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면서 부통령 출마 계획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으며 헌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내년 5월 정·부통령 선거에 집권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집권당 ‘PDP 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열고 현직 대통령을 내년 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로 추대했다.

그러나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두테르테가 내년 선거에서 부통령에 당선된 뒤 후임 대통령으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두테르테의 부통령 출마는 그가 대통령 취임 직후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처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ICC는 지난달 15일 필리핀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검사실의 요청을 승인했다.

두테르테의 정계 은퇴 선언으로 차기 권력 구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필리핀 복싱 영웅인 매니 파퀴아오 상원의원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전날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두테르테의 딸 사라 다바오 시장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며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한다. 대통령 후보 등록은 오늘 8일까지 진행된다. 또 추가로 7일 동안 후보 등록 철회 및 변경이 가능하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선거를 통해 정·부통령을 포함해 1만8천명에 달하는 상·하원 의원과 정부 관료들을 대거 선출한다.